카본사우루스

탄소중립, 국내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과 그 해법은?

국내에는 RE100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한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i-REC(국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등에 대한 중개 플랫폼 수요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탄소중립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임팩트온은 카본사우루스 최현준 대표를 통해 지난 1부에서 탄소회계 솔루션의 현실을 들어본 데 이어, 2부에서는 기업들이 겪고 있는 탄소중립의 현실적 과제와 해법에 대해 물었다. 카본사우루스는 기업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종합 원스톱 탄소중립 플랫폼 기업으로, 향후 재생에너지 PPA 중개, REC 중개, 탄소배출권 사업개발 등을 통해 ‘카본마켓(CarbonMarket)’이라는 탄소감축실적 거래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Q. 국내 기업들의 탄소중립 도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제한된 재생에너지 자원과 복잡한 조달 과정이라고 본다. 탄소중립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가장 보편적인 방안이 재생에너지 활용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낮은 것도 아니다. 태양에너지의 기술적 잠재량만으로도 2023년 전체 전력 소비량의 5~6배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격거리, 농지 규제 등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와 정책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 생산량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Q. RE100 달성이 어려운 이유는? 

법과 현실의 괴리가 문제다. 국내 법 제도상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들은 의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설치를 둘러싼 인허가 절차가 어렵고 복잡하다 보니, 많은 발전사들이 REC 구매로 의무 발전량을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수출기업들까지 RE100 선언을 하면서, REC 수요가 급증했다. RE100 달성을 위한 자원 확보의 어려움이 훨씬 가중된 셈이다.  

Q.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가 복잡한 정부 규제를 당장 바꿔줄 수는 없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 계약(PPA) 절차의 편의성을 높여 기업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는 있다. 이것이 IT솔루션이 해야 할 일이다.

북미나 유럽과 달리 한국의 전력시장은 한전이 전력망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기업에 직접 전력을 판매하는 것이 절차적으로나 실무적으로 복잡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 간에 원활한 PPA 계약 체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REC 구매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전력거래소 등이 REC 현물시장의 거래일별 가격을 제공해주고는 있지만, 이 정보만으로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양의 REC 구매가 어렵다. 이때 재생에너지 조달 현황, 배출량 감축 추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다면, 보다 합리적이고 기업별 탄소중립 포트폴리오 목표에 최적화된 REC 구매가 가능하다.  

일례로, 석유, 천연가스, 철강 등 원자재 시장의 경우 전문 트레이더가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가격 변동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구매 및 판매 시기를 제안해준다. REC 시장 또한 이와 같은 시스템 및 플랫폼이 도입된다면 훨씬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도 큰데? 

특정 공장이나 제품의 배출량 데이터가 유출되면 경쟁사가 해당 공정의 효율성이나 개선 여지를 유추할 수 있다. 제품 생애주기평가(LCA)의 경우 원자재 조달부터 제품 폐기까지 기업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우리가 국내외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확보한 이유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Q. 스코프 3 대응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급망 관리는 우리 기업들이 이미 경험해본 것으로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한미 FTA 체결 당시의 상황이 현재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당시 기업들은 협력업체들의 데이터를 일일이 취합해 원산지를 증명해야 했다. 원산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사용된 부품의 목록 및 원산지 정보를 담은 재료 명세서(BOM, Bill of Materials)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수입한 원재료가 있을 경우, 그 목록과 세부 정보도 제출해야 한다. 현재 스코프 3가 요구하는  기준도 제품 단위와 기업 단위를 모두 포함하는 공급망 전반의 배출량 관리다. FTA에서 해봤던 원산지 증명 관리와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Q.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카본사우루스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의 지향점은 탄소회계 솔루션을 넘어 기업들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종합 원스톱 플랫폼이다. 탄소감축기술 및 제품을 보유한 업체와 수요 기업을 이어주는 플랫폼으로서, 기업들이 손쉽게 탄소감축 사업을 수행하고, 저탄소 제품으로 원부자재를 교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전체 탄소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유일한 비전이다. 

탄소배출량 측정과 감축의 복잡한 프로세스 안에서는 데이터의 일관된 흐름이 중요하다. 우리가 이 부분에 초점을 더욱 맞추고 있는 이유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탄소중립 달성이 보다 수월해지기를 기대한다.  

임팩트온